육아
“방치‧무시도 아동 학대다” 국내에도 증가...아동 학대 관련 오해 바로 잡아야
김준호 기자
수정일 2020-02-25 14:17
등록일 2020-02-25 14:16

캐나다,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아동학대 사례가 급증했다. 학대에는 성적 학대나 폭력만 해당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가장 흔한 학대가 방치이며 아동 학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멜린다 스미스, 로렌그 로빈슨, 지니 시걸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아동 학대의 징후가 전부 다른 사람의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아동 학대는 신체적인 학대, 즉, 폭행만 의미하지 않는다. 아동을 감독하지 않고 위험한 상황에 노출시키거나, 아동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무시하거나, 외설적인 상황에 노출시키거나, 방치하는 것도 아동 학대다.

학대를 당한 아동은 학대 종류와 관계없이 심각한 정서적인 상처를 입는다. 주변의 아동이 학대를 겪고 있다고 의심된다면 관련 기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인문사회과학 저널의 로버트 오사단과 엘리자베스 레이드는 아동 성학대 피해자의 90%가 가해자와 아는 사이이며, 68%는 가족 및 친척에 의해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호주의 로널드 골드먼, 줄리엣 골드먼 박사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아동 성학대 피해자의 82%는 13세가 되기 전에 겪었다. 성인과 아동 간의 성관계 피해의 경우 여자 아이의 28%, 남자 아이의 9%였다.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여자 아이 9.8세, 남자 아이 10.3세였다. 여자 아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30.5세, 남자 아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가해자의 평균 연령은 22.4세였다. 가해자의 90% 이상이 남성이었으며, 24%의 가해자가 낯선 사람, 76%가 아는 사람이었다.

 

 

서구권의 많은 국가에서 교사가 의무적으로 아동 학대 및 성추행 발생을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200만 건의 혐의가 제기되는데, 이는 18세 미만 자녀를 둔 가정 16가구 중 한 곳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호주에서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적 학대가 2000~2001년 사이 6만 6,265건에서 2008~2009년 사이 16만 2,259건으로 급증했다. 2010~2011년 사이에는 9만 9,649건으로 줄었지만 2011~2012년에 사이에는 10만 6,754건으로 늘었다. 캐나다에서는 1998년에 13만 5,261건이던 것이 2008년에 23만 5,842건으로 늘었다. 이는 추정치일 뿐이다. 미국에서는 보고된 사건 중 입증된 것이 22%에 불과했다. 9%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등 대체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영국은 2012년에 5만 573명의 아동이 아동 보호 등록이 됐거나 아동 보호 계획에 따라 보호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국가어린이연합은 가장 흔한 학대 형태가 방치라고 말했다. 모든 아동 학대 사건의 75%가 방치, 17.2%가 신체적 학대, 8.45%가 성적 학대였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 아동 학대를 둘러싼 오해가 널리 퍼져있다. 전문 기관에서는 아동 학대에 대해 올바르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중 대표적인 오해가 바로 어린 아이만 학대당한다는 것이다. 

유아,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도 아동 학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대부분 청소년쯤 되면 반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학대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 자녀가 반항하기 쉽지 않다. 또 성적인 학대, 신체적인 학대는 어린이와 10대 청소년 모두에게 해롭다.

아이들이 학대에 관해 거짓말을 한다는 점도 오해다. 아이들이 학대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거짓말을 한다 하더라도, 학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협박을 당해 거짓말을 하거나 집에서 쫓겨날까봐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아동 학대를 당한 어린이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절대로 피해자인 어린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어린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든 성인이 아동을 해칠 수는 없다.

학대받은 어린이가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학대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대를 당하고 생존한 피해자들 중에는 자신이 겪은 학대를 절대로 자녀에게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이 많다.

가난한 가정에서만 학대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아동 학대는 가족의 부나 교육 수준에 관계없이 발생한다. 모든 문화권, 종교권에서 발생하며 부모의 직업군이나 배경과 관계없다.

아동 학대는 장기적으로 아동의 건강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신체적 건강 위협으로는 당뇨병, 뇌 손상, 영양실조, 관절염 등이 있다. 성적인 학대를 당한 어린이는 C형 간염이나 HIV에 감염되기 쉽다.

아동 학대 피해자는 상당히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알리기가 어렵다. 또 인간 관계에서 문제를 겪을 수 있다. 감정을 받아들이거나 표출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예기지 않은 방식으로 감정을 폭발할 수 있다.

피해자가 생존 후 성인이 된 경우, 불안, 우울증, 분노 등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알코올이나 약물을 섭취하는 피해자도 적지 않다. 또 아동 학대 피해자는 자기 통제 능력이나 작업 기억력, 인지 유연성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아동 학대의 위험 요소 중 하나는 가정 폭력이다. 가정 폭력을 당하는 배우자가 아무리 아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더라도 가정 폭력이 일어나는 집에서는 어린이도 폭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또 마약이나 알코올에 중독된 부모를 둔 어린이는 방치 및 학대당하기 쉽다.

부모가 정신적으로 병이 있거나 외상이 있는 경우 그 분노를 자녀에게 화풀이할 수 있다. 특히 부모 자신이 아동 학대의 피해자인 경우 제대로 된 육아 방식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자녀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그대로 되풀이할 우려가 있다. 이 경우에는 다양한 지원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동 학대 피해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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