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혈액희석제 ‘와파린’ 복용 시간, 약물 효능에 영향 주지 않아
고철환 기자
수정일 2020-02-25 11:23
등록일 2020-02-25 11:23

혈전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처방되는 일반 혈액희석제는 보통 밤에 복용하도록 권장한다. 최근 혈액희석제 복용 시간이 약물 효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연구팀이 주로 밤에 복용하는 혈액희석제 와파린을 조사한 결과 낮에 복용해도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다시 말해, 와파린의 복용 시간이 낮이든 밤이든 임상적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와파린은 혈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된 혈액희석제 혹은 혈액응고방지제다. 와파린의 주요 효과는 혈전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루 중 어느 때든 복용할 수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와파린을 밤에 복용할 것을 권고한다.

일부 전문의는 국제표준화비율(INR)이 높다고 의심되는 경우, 와파린을 저녁에 복용할 것을 지시한다. INR이란 혈액에서 혈전이 발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것으로, 최적의 약물 효과를 내기 위해 와파린 용량을 조절할 경우 적용된다.

앨버타대학 연구팀은 와파린을 언제든 복용해도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이를 위해 피험자를 대상으로 각기 다른 와파린 복용 시간을 두고 결과를 측정했다.

연구 저자 스콧 게리슨 박사는 “와파린 복용 시간과 관계없이 효능은 동일했다. 환자들에게 와파린을 저녁에만 복용할 것을 지시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환자가 지속해서 복용할 수 있도록 가장 용이한 복용시간을 선택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와파린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 217명을 모집한 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에는 와파린을 아침에 복용할 것을 지시했고 또 다른 그룹에는 저녁에 복용하도록 지시했다.

7개월 동안 두 그룹에 속한 모든 피험자를 추적 관찰하면서 와파린의 치료 효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아침 복용 그룹과 저녁 복용 그룹 간의 유의미한 임상적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환자는 하루 한 번 원하는 시간에 와파린을 복용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와파린 복용 시간을 아침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와파린은 다른 치료제보다 관리가 용이하지 않다. 혈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성분이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또 다른 물질보다 상위 효과를 낼 수 있다.

특정 식단에 들어있는 특정 식품이 와파린과 상호작용할 수도 있다. 브로콜리와 녹색잎 채소를 좋아하는 사람은 체내에 비타민K가 적당량 들어있다. 비타민K는 혈전을 촉진하는 필수 요소다. 와파린이 비타민K의 효능을 무효화할 수 있다.

이처럼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와파린 복용 시간을 변경하고 싶다면 담당의와 상의해야 한다. 약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정확하게 고려하지 않고 환자 임의로 시간을 옮기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

혈전은 동맥이나 정맥에서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심부정맥혈전증(DVT)와 폐색전(PE)은 발생 가능한 가장 큰 혈전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DVT/PE 환자 수를 정확하게 추산할 수 없지만 미국에서만 해마다 최대 90만 명 환자가 발생한다. 인구 1,000명당 1~2명씩 발생한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게다가 미국 사망자 중 6만 ~10만 명의 사망 원인은 DVT/PE다. 보통 DVT/PE 진단 1개월 내에 10~30%가 사망하며 PE 환자의 25%는 혈전으로 인한 돌연사와 관련 있다. 더 나아가, DVT/PE 환자 중 33%는 10년 내에 재발 가능성이 높다.

DVT와 PE는 서로 관련이 깊다. DVT는 다리에 생기는 혈전으로 폐까지 이동해 혈관 폐색을 유발한다. 혈전이 폐에 이르러 혈관을 막으면, PE로 전환되고 폐를 질식하게 만들어 심장과 다른 중요 장기를 위험에 빠뜨린다. 이때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호흡 곤란과 비정상적인 심장박동이 유발된다.

와파린이 가장 일반적인 혈전 치료제지만 대안도 있다. 아픽사반과 리바록사반 같은 치료제는 와파린에 비해 모니터링을 자주 할 필요가 없다.

고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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