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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거인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 승인
김영석 기자
수정일 2020-02-24 14:26
등록일 2020-02-24 14:25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이 최종적으로 추진될 것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맨해튼의 미국 지방법원이 통신 거물 스프린트(Sprint)와 T-모바일(T-Mobile)의 합병을 승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두 회사는 각각 미국에서 4번째와 3번째로 큰 통신 회사다. 두 회사가 힘을 합치면 업계 1, 2위를 다투는 AT&T와 버라이즌(Verizon)에 버금가는 강력한 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후 이름은 ‘T-모바일’로 남으며, 1억 명의 고객을 보유하게 된다.

미국 13개 주 법무장관들은 양사가 합병할 경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합병을 반대했다. 이에 따라 소송도 진행됐지만, 맨해튼 법원의 빅터 마레로 판사는 두 회사의 합병이 합법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소송의 고소인 중 한 명인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샤 제임스는 "이번 합병이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합병으로 기존 가입자들이 연간 최소 45억 달러(약 5조 3,244억 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임스는 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기업의 대규모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제임스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대기업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항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물론 아직 합병 과정에 장애물은 남아 있다. 바로 주 내 통신 서비스를 관리하는 규제 기관인 캘리포니아공공시설위원회 승인이다. 캘리포니아의 소비자 그룹은 “저렴한 가격으로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T-모바일의 약속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30일의 의견 수렴 기간 후 결정을 내린다. 합병을 기각할 수도 있지만, 최근 판결에 근거한 결과에 따르면 두 회사가 특정 조건에 동의할 경우 합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건이란 캘리포니아 주민들을 위한 근로자 보호, 요금 동결, 서비스 보장 등이다.

물론 아직 합병 과정에 장애물은 남아 있다. 바로 주 내 통신 서비스를 관리하는 규제 기관인 캘리포니아 공공 시설위원회의 승인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미국의 통신 산업계 노동자들은 이번 합병으로 일자리 3만 개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병이 이루어지면 대다수의 스프린트 고객은 T-모바일과 계약하게 된다. 스프린트의 프리페이드 요금제 회사인 부스트 모바일, 버진 모바일 등은 위성 TV 회사인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의 고객이 된다.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해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자사 사업 중 상당 부분을 제3자인 디시 네트워크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두 회사 중 더 큰 회사인 T-모바일이 스프린트를 265억 달러(약 31조 3,442억 원) 규모의 주식 거래로 인수하며 소송 때문에 거래 마감 시한이 지나서 T-모바일은 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 T-모바일은 스프린트와 합병 이후 차세대 셀룰러 네트워크인 5G 인프라 개발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밝혔다.

이 계획된 합병은 최근 몇 년 동안 고객을 잃은 스프린트에게 매우 중요하다.

주식, 채권, 부동산 시장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마크로트렌드에 따르면 2019년 12월 31일 기준 T-모바일의 순이익은 7억 5,100만 달러(약 8,882억 원)로, 2018년 동기 대비 17.34% 증가한 수치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 12개월 동안의 수익은 34억 6,800만 달러(약 4조 1,012억 원)였다. 전년 동기 대비 20.08% 증가한 수치다.

한편 스프린트는 2019년 12월 31일 기준 순 손실이 1억 2,000만 달러(약 1,419억 원)였다. 2019년 12월 31일 기준 12개월 동안의 손실은 26억 7,900만 달러(약 3조 1,681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993%나 증가했다.

합병 후에는 T-모바일의 COO인 마이크 시버트가 회사를 이끈다. 현재 CEO인 존 레저는 2020년 4월 계약이 만료되면 회사를 떠난다.

두 회사는 과거에 광고 및 소셜미디어 부문에서 다투던 라이벌이었다. 스프린트의 부회장인 마르셀로 클라우르는 워싱턴 D. C.의 정부 인사를 여러 차례 방문해 합병 의사를 내비쳤다. 합병 계획은 2018년 4월부터 시작됐다. 클라우르는 테네시주의 공화당원인 마샤 블랙번을 위한 기금 모금 캠페인을 주도했고, T-모바일의 임원들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 묵는 등 정부 관계자들에게 상당한 로비가 진행됐다.

한편 2월 11일에 스프린트의 주식은 77%, T-모바일의 주식은 11% 이상 상승했다. 두 회사의 합병에는 장단점이 있을 것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 쪽이 두드러지는지 알 수 있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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