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신뢰와 관심으로 다져진 관계, 청소년 범죄 근절한다
김준호 기자
수정일 2020-02-21 16:42
등록일 2020-02-21 16:42

세계적으로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면서 청소년 범죄 예방 및 개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청소년 비행을 예방하려면,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동료 집단, 지역사회 및 학교 전체가 노력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약 20년간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친구와 가족, 교사 및 학생 간 신뢰와 세심한 주의에 기반한 좋은 관계는 청소년 범죄를 근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번 연구는 독일 뮌스터대학의 범죄학자 클라우스 보어스 교수와 빌레펠트대학의 사회학자 조스트 레인네케 교수가 주도했다. 그 결과 문제가 있는 청소년 범죄자라도 성인초반기로 넘어가는 순간 폭력 범죄를 중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중요한 것은 법원과 경찰 측에서 청소년에게 적절한 행동과 교육적 조치를 채택하면, 긍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는 2002~2019년까지 독일 뒤스부르크에 거주하는 13~30세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에게 초기에는 매년, 그 이후에는 격년마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저지른 범죄와 생활 양식, 가치, 태도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한 답변을 공식 통계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도시에서 발생하는 범죄 분야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법원에서 기각된 사건 및 유죄 판결에 대한 정보도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한 도시에만 집중됐지만, 보어스 교수는 수집된 자료와 결과가 독일의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낮은 수준의 폭력 범죄나 절도 행위는 남자아이의 경우 유년기 후반(28%)부터 십 대 중반(25%)까지 가끔씩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미한 수준의 범죄는 여자아이에게서도 나타났는데, 유년기 후반이 22%, 십 대 중반이 14%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참가자들이 청소년기에 도달하는 순간, 대다수가 더 이상 비행 행동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요한 관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보다 청소년 범죄를 더 일찍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어스 교수는 이와 관련해, 도시 청소년 범죄의 급격한 감소는 표준화된 사회화 및 교육 과정이 기여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가령 학교 교사와 부모들이 가해 학생에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며, 아이들 역시 그룹 및 또래 친구들에게 노출되면서 사회화 및 교육 과정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연구팀은 “사회가 청소년 범죄에 교육학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한다면, 아이들도 사회적 규범이 무엇인지 받아들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한 무관용 전략, 효과 있나?

연구팀은 “청소년 범죄자들에게 적용되는 무관용 전략은 아이들이 처음으로 저지르는 경미한 범죄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비영리법인 JPI(Justice Policy Institute)가 실시한 또 다른 연구 역시 무관용 정책이 "지역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구금할 경우, 유년기 이후에 교육이나 고용에 대한 기회 접근의 어려움 등 심리적 영향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구금으로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했던 아이들의 경우, 깊은 슬픔에 빠지거나 침묵하며 살아가는 등 부정적 영향이 초래됐다.

JPI는 고등학교에서 말싸움을 하다가 구금된 19세 가해 학생 사례를 인용하며, 결국 아이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무관용 정책으로 인한 구금이 아이들을 돕는 것이 아닌 해를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구와 가족, 교사 및 학생 간 신뢰와 세심한 주의에 기반한 좋은 관계는 청소년 범죄를 근절하는 데 효과적이다(사진=GettyImagebank)

또 다른 연구에서는 청소년 범죄율이 방과 후에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개 술과 성관계, 마약, 담배에 관한 것으로 교사나 다른 어른들로부터 감독받지 않는 아이들이 저지른다. 청소년 범죄의 주요 요인에는 또래 압력과 열약한 교육, 부모의 관리 소홀, 그리고 약물 남용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또래 압박은 가장 중대한 요소다. 

십 대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뢰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더해 자녀가 속한 사회적 집단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행동을 따르고 모방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아이에게 도덕적 가치를 심어줄 수 있는 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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