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WELLNESS] 건강식품 탐욕증과 클린 이팅, 오히려 건강과 거리 먼 ‘집착’
고철환 기자
수정일 2020-02-21 16:13
등록일 2020-02-21 16:13

건강한 식습관을 추구하는 것 이상으로 집착을 보이는 사례가 있다.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먹은 후 고통스러워하는 ‘건강식품 탐욕증’과 유기농 식품만 섭취하는 ‘클린 이팅’이 대표적이다. 영양학자들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식품 탐욕증(orthorexia nervosa)이란 정신 및 신체 건강에 해를 입힐 정도로 건강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욕구를 말한다. 아직 정식 섭식 장애로 인정받지 않았다.

건강식품 탐욕증의 증상과 원인을 파악하고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 및 강박신경증과의 차이점을 연구한 사례가 있다. 영양학자인 레베카 레이놀즈는 “건강식품 탐욕증은 단순히 먹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 피해를 줄 정도의 수준을 말한다”라고 말했다.

건강식품 탐욕증이 있는 사람은 식사하는 동안 지속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자신이 세워둔 식사 규칙을 깨뜨렸을 때 극도의 수치심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들이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먹는 것을 봤을 때 당황한다. 다시 말해, 건강식품 탐욕증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식단에 집착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힘들다. 

 

 

2018년, 미셸 앨런, 케이시 디킨슨, 이방카 프리차드 박사는 17~55세 여성 763명을 대상으로 식사 행동과 클린 이팅(clean eating)에 대한 생각을 설문 조사했다. 클린 이팅이란 유기농 식품만 먹고 가공식품은 먹지 않는 습관을 말한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73명(88.3%)은 클린 이팅에 대해 개방적이었다. 267명(39.7%)은 긍정적이었으며 271명(40.3%)은 부정적이었다. 135명(20.1%)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클린 이팅 전문 사이트에서 제시하는 식단 제안 준수 여부에 대해 질문하자, 63.9%명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14.8%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으며 21.3%는 중립을 지켰다.

클린 이팅을 거의 해본 적이 없거나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클린 이팅에 확고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클린 이팅에 대한 긍정적 및 부정적 의견을 묻는 하위 질문에 21%는 “건강을 개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으며 35%는 “중요한 개념인 것 같다”고 밝혔다. 46%는 “클린 이팅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36%는 클린 이팅은 “하나의 식습관 유행”이며 31%는 “클린 이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30%는 “잠재적으로 해로울 것 같다”고 답했다.

 

 

 

클린 이팅 트렌드는 인스타그램이 성장하면서 함께 유행했다. 레이놀즈 박사는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들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과대 포장하고 소셜 미디어가 이 같은 이야기를 부풀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트레스와 자제력 부재도 원인으로 손꼽힌다.

건강식품 탐욕증이 임상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9년 레이놀즈 박사와 사라 맥마혼 박사는 건강 전문가 36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 중 52명은 응답을 완료했으며 37명은 완료하지 않았다. 7명은 불완전한 답변을 제출해 대상에서 삭제했다. 52명의 응답자 중 96%는 여성이었으며 2%는 남성이었다. 응답자 중 48%는 심리학자, 48%는 영양학자로 구성됐다.

응답에 참여한 전문가 중 71%는 건강식품 탐욕증이 개별 진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21%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8%는 의견을 내지 않았다.

다만, 제한적 음식섭취장애(ARFID)와 거식증 같은 섭식 장애가 건강식품 탐욕증을 개별 증상으로 규정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레이놀즈 박사는 “새로운 증상을 진단 매뉴얼에서 인정하는 개별 질환으로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소비자의 36.24%가 ‘매우 자주’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요리 어플 키친스토리즈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39.67%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때때로’ 먹으며 11.35%는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레이놀즈 박사는 “균형 잡힌 건강한 식단을 따를 필요는 있지만, 좋아하는 음식을 가끔 먹는 것을 방해할 정도가 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고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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