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소아 만성피로증후군, 제대로 진단되지 않고 있다…'진단도구 개발 시급'
김선일 기자
수정일 2020-01-28 14:12
등록일 2020-01-28 09:36
근육통성 뇌척수염/만성피로증후군은 근본적인 질병을 설명할 길이 없지만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복잡한 질병이다(사진=123RF)

뇌척수염/만성피로증후군(ME/CFS)를 앓고 있음에도 진단을 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 수가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드폴대학의 레너드 제이슨 박사와 연구진이 7년에 걸쳐 소아 ME/CFS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1,700만~2,400만명이 ME/CFS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제3차 진료기관 데이터만을 토대로 ME/CFS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국가 의료 서비스 접근이 적은 청소년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청소년을 배제하는 등 계통적인 편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시카고랜드 지역 5,622가구의 청소년 1만119명의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연령대는 5~17세였다.

연구진은 먼저 청소년들의 보호자 및 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의 행동 및 건강을 조사했다. ME/CFS을 앓고 있는 경우 피로를 느끼기 때문에 아동이나 청소년들은 결석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는 ME/CFS의 증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화 인터뷰에서 양성 결과가 나왔던 165명의 피험자들 모두 소아과 및 의료 검사를 선행했다. 이후 전문의들이 최종적으로 ME/CFS 진단을 내렸다. ME/CFS 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42명에 불과했지만 이들 중 4.8%만이 이전에 이 질병에 대해 진단을 받은 바 있었다.

제이슨 박사는 ME/CFS가 일상 활동과 학업, 신체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ME/CFS만큼 쇠약 증상도 좋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 ME/CFS 진단 및 치료에 숙련된 전문의는 많지 않다.

시카고아동병원의 소아감염질환 전문의 벤 카츠 박사는 "제이슨 박사와 함께 연구한 끝에 현대의 많은 청소년이 ME/CFS 진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살고 있으며 성인이 된 후에야 증세를 발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츠 박사는 "ME/CFS 환자를 확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특히 히스패닉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청소년을 위한 효과적인 개입 치료가 필요하다"며 "이 두 인종에서 ME/CFS 유병률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ME/CFS에 대한 오해와 낙인이 오늘날에도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ME/CFS를 증상으로써 고려하지 않는 의사들도 있으며 이 증상을 단지 피로로 간주하고 있다.

ME/CFS 증상에는 피로와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인후통, 정신적 또는 신체적 운동 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극도의 탈진, 개운하지 못한 수면, 두통, 관절통, 겨드랑이나 목의 림프절 확대 등이 있다.

연구진은 ME/CFS 환자에게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을 언급했다. 우선 의심스러운 바이러스에는 인간헤르페스 바이러스6, 구강 백혈병 바이러스,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가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ME/CFS를 진단받은 일부 환자도 있지만 ME/CFS와 바이러스 간의 명확한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어 때때로 ME/CFS 환자는 갑상선 또는 뇌하수체, 해마 등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일 수 있다. 또 ME/CFS 환자는 면역체계가 약간 손상돼 있다. 그러나 면역체계 손상이 ME/CFS 증상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직 ME/CFS 진단을 확인할 수 있는 어떠한 테스트도 개발되지 않았다. 의료진들은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을 배제할 뿐이다.

한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약 83만6,000~250만명이 ME/CFS를 앓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대다수는 아직 제대로 진단받지 못했다.

캔사스 주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CFS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235명이었다. 남성(10만명당 83명)보다 여성(10만명당 373명)이 4배 가량 높았다. 아동을 대상으로 ME/CFS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아 ME/CFS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다만 추정치를 토대로 보면 아동 100명 당 두 명 꼴로 ME/CFS를 앓고 있다. 이 질병은 어린 아동보다 청소년에게서 더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영국의 ME/CFS환자는 약 25만명, 캐나다 33만3,816명, 호주 18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고 네덜란드 근로 인구의 ME/CFS 유병률은 3.6%로 미국보다 높다.

CFS 위험을 높이는 요인에는 유전적 성향, 스트레스, 알레르기, 환경적 요인이 있다.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드폴대학의 새로운 연구로 소아 ME/CFS 환자 진단 및 확인을 위한 개선된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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