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사람들이 입을 따뜻한 옷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동물들이 잔혹하게 죽어나가고 있다.
추워지는 날씨 속 해마다 동물의 가죽과 털을 이용한 의류를 더 따뜻하고 가성비 좋다며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겨울이 다가오면 불티나게 팔리는 가죽이나 모피는 생산성이 높고 품질이 좋다는 이유로 동물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가죽을 벗긴다.
지난 2013년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중국의 앙고라토끼 농장에서 살아있는 토끼의 털을 무자비하게 잡아 뜯는 영상을 공개했다.
소리를 잘 내지 않는 토끼가 털을 쥐어뜯기면서 지르는 비명소리는 의류업계에 큰 반항을 불러 일으켰다. 전세계 내노라하는 기업들이 앞 다투어 앙고라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앙고라 사건'을 통해 모피를 얻는 방식이 잔인다고 알려지면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재, 여전히 모피는 인기상품이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네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에 따르면 매년 밍크, 여우, 토끼, 친칠라, 너구리 등 1억 마리의 동물이 모피 농장에서 희생되고 있다. 모피를 만드는데 이용되는 동물들의 사육과정은 끔찍할 정도로 비윤리적이다. 공장식 축산농장과 마찬가지로, 공장식 모피농장에서는 집약적 사육방식을 사용한다.
좁은 우리에 최대한 많이 집어 넣은 상태로 방치되다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진다. 게다가 가죽을 연하게 한다며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는 몰인간적인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약물 살해나 전지 충격 등 모피 업계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지만 이 역시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자연 상태의 동물들이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이다.
최근 미국의 한 신생 패션기업은 "로드킬이 대안이다"라며 "로드킬 동물으 모두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이를 이용하는 것은 다른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모피를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식이다"라고 설명하면서 로드킬로 죽은 야생동물의 털가죽으로 모피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에 많은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을 죽이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모피는 모피다", "의도적인 로드킬이 급증할 수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반해, 모피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퍼-프리(Fur-free)' 패션업계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버버리, 구찌, 베르사체 등 역시 동물들에게도 권리가 있다며 동물 가죽 및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 퍼프리 정책을 선언했다. 세계적인 패션모델 또한 이에 동참하며 촬영에서 동물 모피 입기를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당장의 안락함과 즐거움을 위해 그에 따른 실태를 외면하기 보다는 그 실상을 바라보며, 윤리적 소비를 실천해나가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다가오는 겨울 따뜻한 옷을 사기 위해 매장 혹은 온라인에서 어느 것이 더 잘 어울리는지 비교하는 동안 정작 그 옷에 이용되기 위해 고통받는 존재에 대해서는 얼마나 생각해보았는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