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거짓말의 역설, 정직해 보이고 싶어서 거짓말을 한다?
김영석 기자
수정일 2020-02-12 14:51
등록일 2020-02-12 14:51

 

 

최근 정직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실제로 정직해야 한다는 욕구보다 강해지면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과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원하는 결과를 얻거나 업무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둘 때 사람들은 거짓말이 자신을 해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 따라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싶어 하거나 단지 정직해 보이고 싶어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인 1,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 중 27.7%가 자신의 성과에 대해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여성(16.6%)보다도 남성(24.1%)이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속이는 경우가 많았다. 남성(21.7%)은 여성(16.3%)에 비해 이력서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37.6%)에 비해 재정 상황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남성(42.1%)이 많았다.

이어 여성(25.6%)은 남성(17.4%)에 비해 의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높았다. 여성(43.6%)이 남성(37.4%)보다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2018년 폴란드에서 5만1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사진이 오프라인과 상당히 일치한다고 답했지만 11.6%는 소셜미디어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대학생들에게 조교가 자신의 성적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을 상상할 것을 요청했다. 즉, 학생이 자기 자신의 성적을 조교에게 보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도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평균 성적을 받았고 다른 그룹은 우수 성적을 받은 상황을 가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우수 성적을 받은 피험자들은 조교에게 점수를 낮춰 보고했다. 반면 평균 성적을 받은 피험자는 성적을 바꾸지 않고 보고했다.

우수 성적 그룹의 학생들은 조교가 자신들의 점수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점수를 낮춰 보고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는 성적이 너무 좋아서 사실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히브리대학 쇼햄 초센 히렐 교수는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관심이 많다"며 "정직해 보이고 싶다는 욕구가 정직해야 한다는 욕구보다 강해 거짓말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언급한 또 다른 현상은 친사회적 거짓말이다. 이는 타인을 이롭게 하거나 타인과의 관계 혹은 타인의 기분을 존중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반직관적이거나 모순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지 타인에게 정직해 보이고 싶다는 이유로 거짓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변호사 115명을 대상으로 샘플을 얻었다. 피험자 변호사들은 고객에게 사건을 수임하기 위해서는 60~90 상담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상황을 상상해볼 것을 요청 받았다.

연구팀은 피험자 절반에게는 90시간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60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할 것을 요청했다. 변호사 상담시간이란 고객으로부터 시간당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시간으로써, 90시간 그룹에 속한 피험자 변호사의 18%는 비용을 적게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평균 88시간에 해당하는 비용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를 묻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60시간 그룹의 피험자들 중 17%는 업무 시간이 늘어난 것처럼 거짓말을 해 평균 62.5시간의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구팀은 피험자들이 사건에 소요한 시간을 거짓말한 것은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길 바라기 때문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상황을 바꿔 거짓말과 개인의 능력 간에 어떠한 연관성도 없는 거짓말을 실험했다.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정직해 보이고 싶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의심스러운 상황일 때에만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정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사용한다면 결국에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에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김영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오늘의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