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유아기부터 발현되는 '이타주의', 어른이 먼저 롤모델이 될 수 있어야
고철환 기자
수정일 2020-02-12 10:21
등록일 2020-02-12 10:21

이타주의를 성장시키려면 주변 어른의 도움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은다.

이타적인 행동의 특징 중 하나는 비록 자신이 음식을 먹고 싶더라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이러한 이타주의적인 행동은 흔히 기근이나 전쟁 시기의 성인들에게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생후 19개월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후 19개월 된 아기 100명을 모집한 후 포도와 블루베리, 바나나 등 아동 친화적인 과일을 제공하고 연구자들과 아이 사이에 유대관계를 만들었다. 유대관계의 목적은 피험자 아기가 강요나 지시 없이 낯선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음식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연구팀은 아기를 실험군과 대조군,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성인 연구자와 아기가 테이블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앉은 다음 연구자가 아기에게 과일을 보여줬다.

연구자는 실험군에 속한 아기 앞에서 그릇에 담겨있는 과일을 우연히 떨어뜨린 척 가장하며 손을 뻗어 과일을 잡으려고 시도했다. 아이로 하여금 연구자가 과일을 갈구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연구자와 그릇 사이는 차폐물로 가로막아 놓은 상황이었다.

한편, 대조군에 속한 아기 앞에서도 연구자는 과일 그릇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렸다. 대신 과일을 주우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이 같은 실험 절차는 과거 침팬지에게 사용한 고전적인 연구 방법이었다. 이전 연구에서 침팬지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음식을 비친족 대상에게 나눠주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팀은 또 다른 아동 피험자를 사용했다. 이번에는 부모들에게 예정된 식사나 간식 시간 전에 아기를 데려오도록 요청했다. 즉, 아기가 실험 도중 배고픔을 느낄 가능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배고픔을 조작하면 원하는 음식을 가져갔을 때 개인적인 대가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어 피험자 아기를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고 동일한 실험을 실시했다. 이번 실험의 차이점은 아기가 음식에 대한 동기가 크다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식사 시간이 늦어졌어도 실험군 아기의 37%는 실험자에게 과일을 전달했다. 반면 대조군의 아기는 단 한 명도 전달하지 않았다.

심리학자 앤드류 멜조프 박사는 "두 번째 실험의 아기는 실험자에게 음식을 전달하기 전에 음식에 대한 갈망이 더 컸다"며 "이같은 행동은 아기 버전의 이타주의적 원조"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첫 번째 실험뿐만 아니라 두 번째 실험에 참여한 아기 모두 이방인을 도와줬으며 사전에 아기들에게 어떠한 이타주의적 행동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기들은 가족이 아닌 낯선 사람들에게 자발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도움을 준 것이다.

멜조프 박사는 피험자 아기들의 가족 환경 같은 여러 가지 데이터도 분석했다. 그리고 특정한 문화에 속한 아기와 형제가 있는 아기가 타인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특정 사회 및 가족 경험이 차이를 만들 수 있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아기의 이타주의적 행동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가 수준의 이타주의를 분석한 결과, 이타주의가 강한 국가는 필리핀(0.38), 중국(0.5), 스리랑카(0.51), 이집트(0.63), 이탈리아(0.35), 모로코(0.56), 브라질(0.46), 미국(0.41), 호주(0.16), 인도네시아(0.1), 카자흐스탄(0.17), 캐나다(0.23)이었다. 여기에서 0점은 평균을 의미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이타주의가 약한 국가는 멕시코(-0.81), 아이티(-0.52), 남아프리카(-0.32), 탄자니아(-0.46), 케냐(-0.32), 사우디아라비아(-0.37), 체코(-0.94) 등이 있다.

2018년 9월 실시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아기가 생후 14개월부터 친사회적 행동을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통에 찬 얼굴의 사람을 보면 이타주의적으로 행동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올바른 이유에서 이타주의적 행동을 하게 되면 베푸는 사람도 그로 인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베푸는 사람의 건강이 좋아지고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지며 수명이 길어지고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행복감이 높아진다. 아동에게도 이 같은 행동을 가르치길 원한다면 어른이 먼저 아이들에게 롤모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고철환 기자
다른기사 보기
오늘의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