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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로 위장한 야만 '트로피 헌팅'

   고철환 기자   2019-01-04 09:28
▲인간의 사냥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동물이 죽어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트로피 헌팅'이란 사냥꾼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야생동물을 사냥해 전리품을 챙기는 활동을 말한다. 트로피 헌팅을 즐기는 사냥꾼에게 사냥이란 자기 과시를 위한 여가 활동, 일종의 '스포츠'다. 그들은 동물도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사실을 모른다. 정확히 말해 외면하거나 무시한다.  

먼 과거였다면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어쩔 수 없으려니 했겠지만, 오늘날 문자 그대로 입에 풀칠하려고 사냥하는 사람들이 지구상에 몇이나 될까. 사냥을 스포츠라고 생각하는 일부 인간들의 이기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동물이 즉사하거나 극한의 고통 속에 죽어간다. 

미국 사냥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석궁을 맞은 동물의 50%는 즉사하지 않고 서서히 죽음을 맞는다. 또한 사슴의 11%는 2~3발을 맞아야 쓰러지고, 죽기까지 15분이 넘게 걸린다.

▲산탄총은 사냥에 주로 사용된다(사진=ⓒ셔터스톡)

트로피 헌팅이 왕성한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이 수출한 사냥 전리품은 1만 1,205건, 수입한 전리품은 8,896건에 이른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26대 대통령이 1909년 한 해에만 아프리카 동물 300여 마리를 사냥한 웃지 못할 일화가 있다.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의 아이리스 호 선임전문가는 "20달러만 내면 동물을 살육할 수 있다"며 "많은 동물보호자가 인간의 야만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냥꾼들은 스포츠라는 위장막을 씌워 죄 없는 동물들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트로피 헌팅이 스포츠일까? 아니다. 강제로 무대에 오른 상대가 죽어야 끝나는 스포츠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애초부터 스포츠가 아니다. 공정한 게임도 아니다. 첨단 무기와 장비로 중무장한 사냥꾼 앞에서 '맨몸'인 야생 동물이 무슨 힘을 쓸 수 있단 말인가. 학살일 뿐이다.

어떤 이들은 사냥은 야생동물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서식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부작용이 더 크다. 트로피 헌팅은 그 특성상 특정 동물에게 집중된다. 특정 종이 지나치게 약화되면 전체 생태계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연구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상아가 없는 코끼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캐나다 큰뿔야생양은 뿔 크기가 지난 40년간 25% 감소했다. 인간의 야만으로 인해 발생한 특정 동물의 유전적 변이가 생태계에 어떤 연쇄 반응을 일으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사냥꾼들은 사냥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지 않는다(사진=ⓒ셔터스톡)

[팸타임스=고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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