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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주인을 기다리는 반려견들

   이경한 기자   2018-03-05 16:41
▲출처=셔터스톡

하치 이야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도쿄 시부야역 앞에는 시바견인 하치의 동상이 서 있다. 하치는 도쿄대학의 교수이던 주인 우에노 에이자부로를 시부야역 앞에서 기다리던 반려견이다. 우에노는 1925년 갑작스럽게 학교에서 사망했다.

하치는 매일 아침 우에노와 함께 시부야역으로 갔다가 우에노가 저녁에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우에노가 사망했을 때 2살이던 하치는 1935년 12살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시부야역 앞에서 우에노를 기다렸다.

하치 이야기는 1932년 일본 신문에 실렸고, 이후 다양한 서적, 영화, 예술 작품이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하치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인도 뭄바이의 카뉴르마르그 기차역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개 한마리가 매일 밤 11시에 기차역 플랫폼으로 들어와 누군가를 찾는 것이다. 이 개는 칼얀 방면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IT 전문가이자 자칭 동물 애호가인 사미르 토라트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이 개에 대한 이야기를 제보했다. 그는 개가 기차를 따라 달리는 동영상을 게재하며 개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토라트는 개의 주인이 개를 버렸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개를 관찰한 결과 이 개는 2주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들을 돌보는 어미개였고 토라트는 더욱 걱정이 됐다.

▲출처=셔터스톡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이자 개 심리학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저술한 스탠리 코렌은 토라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 개가 충성심과 습관 때문에 기차역에서 이미 죽은 지 오래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개들은 죽음에 대한 개념이 없다. 하지만 충성심이 매우 강하다. 개들은 2~3살짜리 아기와 비슷한 지능과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성심인가, 습관인가?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 누군가가 진심으로 슬퍼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 하치, 그리고 하치와 비슷한 개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동물들도 사람처럼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인류학자 바바라 킹에 따르면 코끼리, 영장류, 돌고래와 같은 동물이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늘어나며 동물의 슬픔에 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개가 슬퍼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과학적 문헌은 아직 없지만 심리학자인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는 개도 슬픔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로비츠는 개가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사람의 경우 타인의 죽음이나 스스로의 죽음에 대해 인식하고 누군가가 죽으면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출처=셔터스톡

즉 개가 주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평생 동안 주인을 기다리는 행동을 충성심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려는 인간의 욕구가 작용한 것이라는 뜻이다.

호로비츠는 "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주인이 죽고 나서 스스로 다른 생활 방식을 선택할만큼 독립적이지 않다. 즉, 평소에 늘 하던 대로 되풀이할 뿐이다. 이것을 충성심이나 슬픔으로 묘사하는 것은 인간의 해석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애리조나주립대학의 개 과학 연구소 소장 클리브 와인 교수는 개가 사람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정신적 고통을 느끼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학대를 당했거나 주인에게 버림받은 후 구출돼 동물 보호소로 온 개들은 처음에 정신적인 문제를 겪지만 새로운 가족을 만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와인은 "개들과 함께 지내다보면 이 동물이 얼마나 많은 관심과 사랑, 애정을 무조건적으로 제공하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인간은 늘 뭔가를 꾸미고 포장한다. 우리가 죽고 나면 우리의 반려견이 평생 동안 주인을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팸타임스=이경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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