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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과 토끼고기에 관련된 진실

   강규정 기자   2018-02-20 16:43
▲출처=셔터스톡

2018년 2월 14일은 밸런타인 데이인 동시에 사순절의 첫날인 재의 수요일이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이날 이마에 재로 표식을 남기고 고기를 먹지 않는다.

재의 수요일 및 사순절의 모든 금요일에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토끼고기와 같은 동물의 고기를 소비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과거에는 토끼고기가 이 목록에 포함되지 않던 시기가 있었다.

토끼가 물고기인가?

서기 600년 경,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는 토끼고기를 금지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칙령을 발표했다. 그는 토끼고기가 고기가 아니라 생선이며, 이에 따라 사순절의 금요일에 토끼고기를 먹어도 된다고 전했다.

칙령이 퍼지자 프랑스 수도사들은 새로운 음식 재료를 모으기 위해 앞다퉈 뛰어들었다. 이들은 토끼를 번식시키고 가축으로 만들었다.

이런 사실은 1930년대 독일의 동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이들은 6세기의 원고를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기 전까지 과학자들은 그들의 주장을 관철했다. 즉,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뉴스 매체인 CNN을 가짜 뉴스라고 칭하기 훨씬 이전부터 가짜 뉴스가 존재했던 것이다.

그런데 1세기 초반에 로마인들이 야생 토끼를 키워서 잡아먹었다는 증거가 남아있다. 이것은 역사가이자 주교인 투르의 그레고리우스가 서술한 일화로 전해진다. 그에 따르면 로콜레누스라는 사람이 사순절에 토끼를 잡아먹었다. 하지만 로콜레누스는 곧 병에 걸려 죽었고, 사람들은 이것이 신의 저주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로콜레누스가 사순절에 어린 토끼를 먹은 뒤 죽었기 때문이다.

옥스포드대학의 진화생물학자 그레고리 라슨이 투르의 그레고리우스가 작성한 내용을 인용하기도 했다.

▲출처=셔터스톡

새로운 분석

하지만 생태와 진화 동향에 관한 저널에 발표된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토끼는 12세기경 프랑스 수도사들에 의해 사람에 길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라슨은 현대 가축과 야생 동물의 유전자를 지도화하기 위해 개발한 DNA 모델링 방법을 시험하고자 했다. 우선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의 칙령이 출발점이었다. 그는 한 대학원생에게 칙령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찾아달라 부탁했고, 이것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명됐다.

이 대학원생이 찾아낸 것은 투르의 그레고리우스가 남긴 서술이었다. 1900년대 중반 사순절에 몇몇 학자들이 그 내용을 오해하고 토끼고기 소비를 허용했던 것이다.

연구진의 다음 연구 단계는 유전자 분석이었다. 이들은 현대 반려토끼의 대부분이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 북동부를 수백만 년 동안 배회한 유럽토끼로부터 유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 살던 토끼들은 약 1만 8,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동안 스페인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얼음이 사라진 후 토끼들은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다. 즉, DNA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대 토끼는 모두 프랑스에서 유래했다.

▲출처=셔터스톡

게놈 연구

라슨과 연구진은 야생 토끼와 길들여진 프랑스 토끼의 게놈을 연구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교황청이 칙령을 내리기 전인 1만 2,200~1만 7,000년 전에 분열이 있었다. 연구진은 구체적인 물리적 단서, 예를 들어 처진 귀 등의 단서와 공격적인 성격이나 덜 공격적인 성격 등의 특성을 찾아냈다.

토끼의 모색 변화가 기록된 것은 1500년대에 들어서였다. 또 1700년대가 되자 토끼 사육이 시작되면서 토끼의 골격과 크기 변화 등이 기록됐다.

연구진은 특정 생체 분자의 돌연변이 비율을 분자 시계로 사용했을 때, 토끼가 가축이 된 날짜나 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석기 시대부터 로마 시대 사이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만을 알 수 있었다. 라슨은 역사적인 증거로 봐서 로마인들이 토끼에 대해 최초로 기록한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또 이베리아 반도와 프랑스 남서부에서 구석기 시대의 토끼들이 사냥을 당했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발견됐다. 토끼는 중세 시대에 유럽 전역으로 운송된 식량이었다. 라슨은 토끼의 뼈에서 야생 토끼와 길들여진 토끼의 구체적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2,000년이 지난 후라고 전했다.

[팸타임스=강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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