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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개 낙인찍힌 '핏불'의 슬픔

   조윤하 기자   2018-02-08 16:59
▲출처=셔터스톡

반려견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늘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큰 오해를 받는 개가 있다. 바로 '핏불'이다. 

▲출처=셔터스톡

핏불의 오명

핏불은 종종 뉴스나 기사의 사건 사고에 등장하면서 나쁜 이미지로 각인된 강아지다. 매거진 에스콰이어의 톰 주노드(Tom Junod)는 핏불만큼 비방받는 개들은 없다고 말했다. 핏불만큼 방송에서 보호되지 않은 개들도 없고, 핏불만큼 적과 옹호자로 신화적으로 묘사된 개들도 없다는 것. 그는 핏불의 인기와 비인기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근절될 위기에 처한 대중적인 개가 됐다고 평가했다.

핏불은 이처럼 심각하게 오해되고 위험한 개라고 잘못 인식되고 있다. 심지어 핏불은 정식 품종도 아니다. 아메리칸 스태포드셔 테리어와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그리고 스태포드셔 불테리어 등이 교배된 종으로 핏불은 품종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지 못했다.

핏불이 난폭하고 폭력적이라는 오명 외에도 이처럼 핏불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부족한 점도 핏불이 나쁘게 인식되며 여러 매체에 단골로 오르내리는 이유가 된다.

핏불을 키우고 있는 주노드는 종종 핏불이 나쁜 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가령 코커스패니얼이 말썽을 부리고 사람을 물었을 경우 그저 해당 개에 대한 평가가 나쁘게 이루어지지만, 핏불이 같은 일을 했을 때는 핏불 전체가 나쁜 개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핏불의 슬픈 현실도 빼놓을 수 없다. 잘못 대우받고 굶주려지거나 맞거나 혹은 투견으로 사육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이에 동물보호단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는 핏불이 "세상에서 가장 학대받고 방치된 개"라고 보고했다.

PETA는 핏불이 보호소로 넘어오지 않거나 입양도 안될 경우엔 결국 투견으로 사육된다며, 개들은 말할 수 없게 만들어진 공간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견으로 길러지는 개들은 보통 무거운 사슬을 목에 건채 집밖에서 방치되기 쉽상이다. 이런 학대가 결국 일부 핏불들을 공격스럽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게 만드는 요소라는 것. 그러나 이런 행동은 핏불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매우 친근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개라도 보호자의 학대 속에서 살아갈 때는 위험한 공격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출처=셔터스톡

반려견전문매체 바크포스트의 켈리 스티븐스(Kelly Stevens)는 실제로 진행된 한 기질 테스트에서 핏불 유형은 가장 공격적이지 않은 종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 조사에서는 핏불테리어가 래브라도 리트리버에 이어 가장 참을성 많은 개 2위에 랭크됐다.

운 좋게 보호소에 있다 입양이 됐더라도 되돌아오는 경우도 태반이다. 미 조지아에서 동물 보호소를 운영하는 셰릴 셰퍼드(Cheryl Shepard)는 핏불 믹스견이 입양된 사례가 있었지만 이후 입양 가족이 핏불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로 다시 보호소로 파양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당시 입양된 강아지는 핏불과 와이마라너(Weimaraner)에서 태어났지만 와이마라너의 생김새에 더 흡사했고 그 품종의 습성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입양한 보호자는 수의사로부터 핏불과 교배된 것이라는 말을 들은 후 다음날 바로 강아지를 되돌려보냈다는 것. 이에 단지 핏불과 교배됬다는 이유만으로 편견과 선입견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핏불은 그러나 이처럼 오명을 쓰기 전까지는 영웅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지면 사랑받던 강아지였다. 바크포스트는 핏불이 이전 세계대전에서 미국 군인들과 함께 전쟁에 참가한 첫번째 개들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 개는 독일 스파이를 뛰어난 후각을 찾아내 둔부를 무는 업적을 세우기도 했다는 것. 그 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선에서 인간 동료들과 함께 18개월 동안 17군데 전투에 참전했다.

스티븐슨은 핏불이 난폭한 개로 오명을 뒤집어쓴 계기는 1987년 타임지의 한 스토리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당시 매거진에서는 이빨이 훤히 드러난 핏불의 사진이 있었는데, 핏불을 위험한 악당처럼 그려놓은 통계자료가 같이 섞여 있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핏불을 비롯해 도사견, 로트와일러, 오브차카 등이 맹견에 분류돼 외출 시 목줄과 입마개가 의무화된다. 또한 아파트 등 공동주택 사육이 제한되며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는 출입이 아예 금지된다. 일각에서는 개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제한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오해받는 핏불의 운명은 당분간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팸타임스=조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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