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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다크한 깃털을 가진 새, '극락조'

   이경한 기자   2018-01-15 17:48
▲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깃털을 가진 새가 있다. 이 신비로운 새의 깃털은 너무나도 새까매서 마치 블랙홀을 연상시킬 정도다. 과학자들조차 놀라는 깃털을 가진 새는 바로 ‘극락조 (Birds of Paradise)’다.

극락조는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및 동부 오스트레일리아 토착 극락조과(科)에 속한 새다. 극락조과에 속한 수컷은 기이한 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으며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춤을 춘다. 반면 암컷 극락조는 수컷에 비해 단순한 색을 띠고 있다. 대부분의 수컷은 화려한 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지만 빛을 흡수할 정도의 검은색 깃털로 진화했다.

네이처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한 연구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수컷 극락조의 벨벳 같은 검은색 깃털이 직접 입사광의 99.95%를 흡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깃털은 믿기 힘들 정도로 검은색을 띠고 있어 사람의 눈으로 깃털 표면에 초점을 맞출 수 없으며, 극도로 어두운 동굴에서 볼 수 있는 환영도 만들어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짝짓기 기간 동안 수컷 극락조가 깃털을 펼쳐 보이면 칠흑 같은 깃털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섞여 있는 다른 색의 깃털도 화려하게 빛이 나 암컷을 유혹하는 효과를 낸다.

▲ 출처=플리커

과학을 뛰어넘는 진화

연구진은 이 신비한 새의 깃털은 인간이 만들어낸 빛의 99.96%를 흡수하는 검은색 신소재인 ‘밴타블랙 (Vantablack)’과 비교할 만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극락조의 깃털은 태양열 패널과 우주 망원경같이 인간이 만들어낸 또 다른 소재에서 볼 수 있는 유사한 효과를 낸다.

연구에 따르면 화려한 극락조의 미세한 깃털 구조가 빛을 흡수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구조는 기술자들이 고안한 검은색 소재, 즉 밴타블랙과 비교할 수 있다.

예일대학의 조류학 및 진화생물학과 릭 프럼(Rick Prum) 교수는 빛을 흡수하는 새의 깃털과 신소재의 유사성은 진화론적 우연의 일치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프럼 교수는 “진화는 인간이 과학을 통해 이룩한 성과를 종종 앞지른다”고 말했다.

 

산호초와 같은 깃털의 구조

극락조의 깃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축소된 산호초’ 같은 구조를 볼 수 있다. 일반적인 다른 새의 깃털 구조는 평평해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극락조 깃털의 들쭉날쭉하고 복잡한 표면은 암실에서나 볼 수 있는 차광장치처럼 기능하기 때문에 깃털에 빛을 쪼이면 빛이 반사하는 대신에 그대로 흡수된다. 흥미롭게도, 인간이 만든 검은색 신소재도 동일한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구조적 흡수’라고 부른다. 신소재의 표면에는 미세한 원뿔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이는 빛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 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검은색이 다른 깃털 색깔을 더 돋보이게 해

연구진은 극락조의 검은색 깃털은 진화된 착시 현상을 만들어내며, 이를 경쟁 상대 수컷을 물리치기 위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수컷은 교미 시기에 암컷의 관심을 받기 위해 검은색 깃털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수컷 극락조는 반사가 방지되는 검은색 깃털로 인해 화려하고 다채로운 다른 색 깃털을 더욱 과시할 수 있다.

연구진의 일원인 다코타 맥코이 박사는 진화된 착시 현상은 주변의 빛을 사용해 지각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모든 척추동물의 눈과 두뇌는 주위 빛에 따라 조절되는 특별한 배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과가 햇빛 또는 그늘에 있을 때에도 빨갛게 보인다. 완전한 검은색 깃털을 가진 극락조는 눈에 보이는 인접한 색의 화려함을 극도로 높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극락조 암컷은 가장 인상적인 빛을 발하는 수컷에 끌린다고 한다. 인상적인 빛을 발하려면 더욱 검은색 깃털이 필요하다. 더 완벽한 검은색 깃털을 위해, 수컷 극락조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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