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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헌팅’, 생명 경시·생태 혼란 문제 ‘심각’
2019-02-11 16:18:01
고철환

▲트로피헌팅이라는 용어는 사냥한 동물을 트로피마냥 전시하고 과시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사진=ⓒ게티이미지스)

트로피처럼 전시하기 위해 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헌팅’의 민낯이 드러났다.

트로피헌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나미비아, 짐바브웨, 뉴질랜드, 멕시코 등지에서 성행하는 사냥 사업이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트로피헌팅 사업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비영리 국제야생동물보호 기관(CIC)과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 7개국이 2008년 트로피헌팅으로 벌어들인 한 해 수익은 1억 9,000만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지난 20년간 트로피헌팅으로 죽은 퓨마는 7만 8,000마리가 넘는다. 사냥에 지급하는 가격은 5만 2,500달러에서 7만 달러 사이다.

트로피헌팅

많은 사냥꾼이 잔인한 트로피헌팅을 즐긴다. 미끼를 던지고 사냥개를 풀고 덫을 놓는다. 트로피헌팅을 즐기는 사냥꾼은 살아남을 가망이 없는 동물을 보며 즐거워한다. 

인도 최대 종합 시사 격주간지 인디아 투데이의 보도에 따르면, 인간이 트로피헌팅이라는 이름으로 죽인 야생동물이 120만 마리에 달한다.

사냥꾼은 자신의 행동이 야생에 어떤 위험을 야기하는지 제대로 보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환경을 보호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부유층의 돈이 현지 커뮤니티에 흘러들어 지역경제를 살리고 종국에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학자, 환경보호 활동가, 야생동물보호 지지자들은 트로피헌팅의 폐해가 크다고 지적한다. 쾌락 때문에 야생동물을 죽이는 비윤리성은 굳이 거론한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악영향

미국 환경보호단체 원 그린 플래닛은 트로피헌팅은 절대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행위가 될 수 없으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고 말한다.

트로피헌팅은 특정 개체군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냥꾼들은 트로피헌팅이 개체군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아프리카 사자의 경우 트로피헌팅으로 죽어 나가는 수가 매년 600여 마리에 달한다. 결국, 아프리카 사자 개체군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생동물보호 재정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나오미 로즈 박사는 “사냥꾼들이 트로피헌팅에 지불하는 돈이 환경보호 재정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은 중간상인과 지역 공동체로 몫이 되고, 소수 금액만 환경 보존·관리 기관에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트로피헌팅은 야생동물보호 재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사진=ⓒ셔터스톡)

사냥꾼들은 현지 커뮤니티에 녹아들지도 않는다. 야생동물은 대게 오지에 있어서 사냥꾼들은 비행기 등의 다양한 수송수단을 이용한다. 부유층이 아니면 힘든 일이다. 

이런 사람들은 현지 주민들에게 제대로 섞여들지 않았다. 환경 보존·보호의 지속가능성은 현지 커뮤니티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가능하다.

밀렵과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트로피헌팅은 밀렵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밀렵꾼들이 트로피헌팅으로 위장해 사냥하기 시작하면 경찰이 대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시 말렛 범죄학 박사는 “인간이 동물을 트로피 삼아 사냥하는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며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권력과 통제력에 대한 갈망이나 적대감이 트로피헌팅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한다.

트로피헌팅을 즐기는 사냥꾼의 심리에 대해 전문가들의 분석은 가지각색이다. 속이고 기만하고 조작하는 마키아벨리즘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양심의 가책이나 공감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르시시즘의 전형적인 발로라고 판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어느 쪽이든 한 가지는 확실하다. 트로피헌팅을 즐기는 사냥꾼들은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다.

▲트로피헌팅을 두고 양심의 가책이나 공감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스)

[팸타임스=고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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