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산 개농장에 있던 220여 마리의 개들이 갈곳을 잃어 도축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인천 계양산 부지 내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일가 소유의 식용 개농장 운영 문제를 둘러싸고 관계인들 간의 분쟁이 벌어지면서 이곳에 남아있던 개 220여 마리가 졸지에 갈 곳을 잃었다.
지난 1992년, 故 신 회장으로부터 부지를 임대한 한 부부가 합법 소규모 가축농장을 짓고 개를 기르기 시작한 인천 계양산 개농장은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현재는 총 220여 마리가 있는 대형 개농장으로 바뀌었다.
계양산 개농장이 규모가 커지자 위생 자체가 심각해졌다. 십 년간 치우지 않은 개 배변으로 벌레가 꼬이는 것은 물론, 내부 청소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 악취가 멀리서부터 진동했으며, 전염병이 돌아 새끼 20여마리가 한꺼번에 죽는 등 위생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것이다.
계양산 개농장이 위치한 인천 계양구 목상동 계양산 일대는 개발제한구역이자 시 보호종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등이 다수 서식할 만큼 수려한 자연환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2010년대 부터 둘레길이 조성돼 계양산을 찾는 등산객이 점차 늘어나자 불법 개농장 문제가 함께 드러났다. '가족과 산책을 하던 중 개 짖는 소리가 쉼 없이 들린다'는 한 지역구민의 민원에 의해 계양산 개농장의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것이다.
관할 지자체인 인천시 계양구는 개발제한구역법 위반, 폐기물 처리시설 미신고, 가축분뇨 배출시설 변경 신고 미이행 등으로 과태료 처분을 했으나 개 농장 업자는 사육장 운영을 강행했다.
이후 동물권 단체 등이 "약 220여 마리의 개들이 발로 땅을 디딜 수 없는 '뜬장'(공중에 떠 있는 우리)에 갇힌 채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살처분 당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는 인천 계양산 개농장의 실태를 외부에 알리면서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한 해외 후원자의 도움으로 이 들의 죽음은 막았지만 임시보호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개들이 갈 곳을 잃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지자체 측은 개발제한구역에 있는 개 농장을 당장 철거하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다.
계양구는 "개발제한구역에 멋대로 들어선 개 농장주에게 지난달까지 자진 철거 기간을 줬지만 정비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2018년에 경찰에 고발했고 계속해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단 불법시설물부터 철거하라는 입장이다.
이에 계양산 개 농장에 있는 개들을 구조하기 위해 구성된 '시민모임' 측은 개들이 입양될 때까지 철거유예기간을 늘려주고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 개들을 치료할 때까지 지낼 만한 대체 장소를 찾아달라고 지자체에 부탁했다.
지자체는 식용 개 농장이 그동안 불법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던 책임이 있는 만큼 지자체가 대체 장소를 마련해주거나 개 농장을 동물보호센터로 지정해 학대당한 동물들이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계양구는 '수차례나 불법이라는 고지서를 발송하고 충분히 경고했다'고 변함없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모임' 김영환 공동대표는 "계양산 개 농장이 관심을 받고 시민들이 모여 개 도축을 겨우 막았다"며, "수년간 관심 없던 지자체가 이제와서 철거조치를 촉구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시보호시설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 수백 마리의 개들은 살처분 당할 위기에 놓인다. 결국, 수익을 노린 개농장주인의 탐욕으로 개 수백 마리의 목숨이 외면당하는 것이다. 이 사건은 인간의 욕심으로 세상에 나와, 농장이 철거되는 순간까지 이용당하지만 정작 목숨은 외면당하는 동물들의 실태를 가장 잘 보여준다.
풀무원푸드앤컬처 부산엑스더스카이, 풀무원아미오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이벤트
‘좋아요’ 많이 받으려고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 학대한’ 틱톡 스타
죽은 자식 보내지 못하고 ‘몸에 이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
6개의 다리를 갖고 태어난 기적의 강아지
폐그물과 플라스틱에 온몸 감겨 도움 요청한 ‘멸종위기 고래상어’
“어차피 치킨이니까..” AI 살처분, 살아있는 채로 포크레인에 짓눌려 죽는 닭
‘정체불명 테러’에 남은 평생 흑조로 살아가야하는 백조
‘코끼리를 살려주세요’ 인간의 밀렵으로 상아 없이 태어나는 코끼리
‘한입만 주면 안 잡아 먹지!’ 캠핑장에 나타난 야생 사자
‘나 좀 살려주개’ 표범과 화장실에서 7시간 갇혀있던 강아지